한화시스템이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의 핵심 장비인 레이다 개발을 전담한다. 수도권을 향해 쏟아질 북한 장사정포 위협을 실시간으로 탐지·추적해 요격하는 ‘최후의 방패’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방공체계 기술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동시에, 글로벌 수출 시장 확대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화시스템(대표이사 손재일)은 국방과학연구소 주관 장사정포요격체계(LAMD) 체계개발 레이다 시제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최근 밝혔다. 사업 규모는 1315억 원이며, 개발 완료 목표 시점은 2028년 11월이다. LAMD 레이다는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의 일환으로, 북한이 수도권을 겨냥해 휴전선 인근에 배치한 장사정포와 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기 위한 핵심 전력이다.

특히 한화시스템이 개발할 레이다는 좁은 상공을 향해 다발적으로 진입하는 수백 개의 장사정포를 개별적으로 식별하고, 실시간으로 탐지·추적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 요구된다. 이는 기존의 방공 레이다보다 훨씬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영역으로, 한화시스템은 이번 사업을 통해 국산 레이다 기술의 새 지평을 열겠다는 목표다.

이스라엘의 대표 방공체계인 ‘아이언돔(Iron Dome)’과 비교해도, 이번 LAMD 레이다는 더 많은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요격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이를 통해 수도권 등 주요 지역을 겨냥한 북한 장사정포 공격에 대한 방어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전망이다.


● 한국형 아이언돔, 수도권 방패 구축
장사정포요격체계는 단거리 및 저고도 영역에서 북한 장사정포 공격을 전문적으로 요격하는 대공무기체계다. 기존 한국형 미사일방어 체계(KAMD)가 주로 미사일 요격에 집중돼 있었다면, LAMD는 포탄 등 보다 빠르고 다발적인 공격을 막기 위한 전용 시스템으로 개발되고 있다.

북한은 수도권을 타격하기 위해 휴전선 일대에 방대한 수량의 장사정포를 배치해왔다. 만약 전쟁이 발발할 경우, 이들 장사정포는 수도권 지역에 대규모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LAMD는 이 같은 위협을 초기에 무력화해 수도권을 보호하는 ‘최후의 방패’ 역할을 맡는다.

레이다는 이러한 체계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다발적으로 날아오는 장사정포 탄두를 실시간으로 식별하고, 추적 데이터를 요격미사일에 제공해 정확한 요격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한화시스템은 수십 년간 축적한 레이다 개발 역량을 총동원해 LAMD 레이다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한화시스템, 글로벌 방산 시장 공략 본격화
한화시스템은 이번 LAMD 레이다 개발을 통해 지대공 유도무기 다기능레이다(MFR) 수출 라인업도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중동 시장에서 수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천궁-II(M-SAM-II)’와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L-SAM)’에 이어, LAMD 레이다까지 해외 시장 진출 후보군에 추가하는 전략이다.

박혁 한화시스템 DE(Defense Electronics) 사업부장은 “패트리어트(Patriot) 미사일의 본래 명칭이 ‘요격용 위상배열 레이다(Phased Array Tracking Radar to Intercept On Target)’의 약자일 정도로, 레이다는 첨단 방공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기술”이라며 “한화시스템은 최첨단 레이다 기술 개발을 지속해 한반도 방호 능력을 강화하고, 해외 수출 시장을 적극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이미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국내 최고 수준의 레이다 기술력을 입증해왔다. 해군 차세대 구축함(KDDX)과 최신예 호위함(FFX Batch-III)에 탑재된 다기능레이다(MFR),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에 장착된 AESA(능동위상배열) 레이다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LAMD 레이다 개발 역시 한화시스템의 레이다 포트폴리오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편, 대한민국 방산업계는 최근 ‘천궁-II’ 중동 수출 성공, L-SAM 개발 등 잇따른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대공 유도무기체계 분야는 고도의 기술력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만큼, 성공적으로 기술력을 입증할 경우 수출 확대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번 LAMD 레이다 체계 개발이 완료되고 본격 전력화에 성공하면, 한국형 방공체계는 미사일 방어부터 장사정포 요격까지 전방위적인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향후 동남아시아, 중동 등 방공 수요가 높은 해외 시장에서 강력한 수출 경쟁력을 갖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사등록시간: 2025-05-06 07:00:00